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갭(GAP)의 시작은 불편함에서

갭은 아메리칸 캐쥬얼 스타일을 지향하는 미국의 패션 브랜드로, 1969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도날드 피셔와 도리스 피셔 부부가 '세대간의 차이(The Generation Gap)'라는 뜻을 담은 갭(Gap)매장을 처음 오픈 했습니다. 부부가 패션 산업에 뛰어 들게된 사연은 사소한 일상의 불편함에서 시작 되었습니다. 1960년대 중반 도날드 피셔는 캘리포니아 지역에서 낡은 호텔 건물을 매입했고, 청바지 제조업체인 리바이스(Levi's)의 판매 담당자에게 세를 내주었습니다. 어느 날 도날드는 이 판매 담당자에게 작업용 청바지를 여러 벌 주문했지만 사이즈가 전부 제대로 맞지 않았습니다. 인근의 다른 매장에서 맞는 사이즈로 교환하려고 했지만, 여전히 그에 맞는 사이즈를 찾지 못하였습니다. 당시에 리바이스에서는 매장에 구비되지 않은 제품을 주문하려면 번거로운 서류 과정을 거쳐 요청 하여야 했습니다. 불편함을 느낀 도날드는 "만약 스타일, 색상, 사이즈가 다른 모든 종류의 리바이스 청바지를 하나의 매장에서 제공한다면 편리하지않을까?"라는 아이디어가 떠 올랐습니다. 그리고 1969년 도날드 피셔는 아내인 도리스 피셔와 함께 그의 아이디어를 실현하기 위해 샌프란시스코 오션 애비뉴에 다양한 사이즈와 색상의 리바이스 제품을 판매하는 '갭' 매장을 오픈 하였습니다. 갭 매장은 리바이스 제품만을 다루는 첫 번째 유통 매장이었으며, 훗날 패션 브랜드인 '갭'의 시발점이 되었습니다. 갭 매장은 미국의 젊은 층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었으며, 1986년부테 갭은 세계 최초로 SPA(Specialty store retailer of Private label Apparel, 제조 소매업) 시스템을 도입해 글로벌 패션산업을 이끌어가는 의류 브랜드로 성장 하게 되었습니다.

 

성장은 스피드에서

 

피셔부부는 경제적 여유가 부족하고 개성을 중시하는 젊은 층을 타깃으로 리바이스 청바지라는 단일 브랜드의 제품들을 저렴하게 판매하였으며, 더 즐거운 쇼핑을 경험할 수 있도록 완전히 폐쇄된 드레싱 룸을 업계 최초로 매장에 만들었습니다. 이러한 전략은 소비자들의 좋은 반응을 이끌어 냈고, 창업 자금 6만 3천 달러로 시작한 갭은 2년만에 250만 달러의 연 매출을 올렸습니다. 1972년까지 미국 전역에 180여 개 매장을 개설 하였습니다. 갭은 갈수록 매장이 늘어나 사업 규모가 확장되자 리바이스 단일 브랜드만 취급하는 것에 한계를 느끼게 되었습니다. 1974년부터 갭매장은 리바이스 청바지 품목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갭의 이름으로 자체 브랜드(Private-Label) 제품을 출시하기 시작했으며, 다른 브랜드들의 제품도 함께 취급하였습니다. 1975년까지 갭 매장은 1억 달러의 수익을 올렸고, 1976년에는 '갭 스토어(Gap Store Inc.)로 주식 시장에 상장 되었습니다. 1970년대 후반 리바이스사는 시어스(Sears)나 제이씨 페니(J.C. Penny)등과 같은 유통 매장에 대량으로 납품하기 시작하였으며, 이러한 리바이스 유통 전략은 리바이스 제품 매출 비중이 높은 갭에게는 큰 타격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도리스 피셔는 갭의 새롭고 독자적인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1983년 밀라드 드렉슬러(Millard Drexler)를 갭의 새로운 COO (Chief Operating Officer, 최고업무책임자)로 영입 하였습니다. 당시 갭의 자체 브랜드들은 미국 내 200여 개의 유통 매장을 통해 판매되고 있었지만 수익률이 좋지 않았습니다. 이에 새로운 COO는 갭을 단순 유통 매장이 아닌 의류 생산에서 판매까지 전 과정을 담당하는 의류 브랜드로 전면적으로 변화 시켰습니다. 1986년 갭 매장에서 판매되던 여러 자체 브랜드를 정리하여 갭 브랜드로 단일 통합하였습니다. 전 세대를 타깃으로 한 심플한 디자인의 고급 캐쥬얼 브랜드로 방향을 정하고 청바지 이외에도 스커트, 셔츠, 블라우스, 스웨터 등으로 품목을 확장하였습니다. 고급 잡지와 신문 매체를 주로 활용해 광고를 진행하면서 빠른 기간에 갭은 고급 캐쥬얼 브랜드로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1983년 갭은 미국의 의류업체 '바나나 리퍼블릭'을, 1986년에는 가구 브랜드인 '포터리반'을 인수했습니다. 1987년 갭은 영국 런던 매장을 시작으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였습니다.  캐나다와 프랑스에도 연이어 매장을 오픈하였습니다. 1990년에 영유아복 라인인 '베이비갭'을 론칭하였으며, 이후 베이비갭은 갭의 주력 상품이 되었습니다. 1990년 갭은 1,092개의 매장에서 19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습니다. 1994년 '올드 네이비'를 출시하였으며 성공적인 브랜드 확장을 통해 더욱 성장하였습니다. 1995년 밀라드 드렉슬러는 그 동안의 성과를 인정받아 갭의 2대 CEO가 되었습니다. 1997년 갭은 '갭닷컴(gap.com)이라는 온라인 스토어를 오픈하면서 온라인과 오프라인 매장을 연계한 마케팅을 진행해 시너지를 창출 하였습니다. 2002년 밀라드 드렉슬러가 은퇴하고, 폴 프레슬러가 새 CEO로 취임하였습니다. 2006년 온라인 신발 유통 브랜드 '파이퍼라임'을 론칭 하였습니다.  한국에는 2007년 명동에 첫 매장을 오픈 하였습니다. 현재 갭은 세계 90여 개국에 진출하여 3천 4백여 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글로벌 브랜드입니다.

 

최초의 SPA시스템

SPA(Specialty retailers store of Private label Apparel)란 '제조, 소매업', '제조 직매업'등으로 해석되며, 의류 기획부터 생산, 제조, 유통 판매까지 의류와 관련된 전 과정을 제조 회사가 일괄적으로 맡는 의류 전문점을 말합니다. 1986년 갭은 단순 유통 판매 매장에서 의류의 생산까지 총괄하는 의류 브랜드로 전환하면서 이 용어를 처음 사용 하였습니다. 이런 총괄 시스템은 2가지 장점이 있는데, 먼저 전체 시스템을 한 회사에서 관리함으로써 백화점 등에 납품되는 유통 경비를 절감하여 합리적 가격대에 양질의 제품을 소비자에게 공급 할 수 있습니다. 또한 판매 현장에서 표출되는 소비자의 요구를 기획이나 생산 단계에 빠르게 반영할 수 있으며, 이로인해 제품의 생산 주기를 1~2주로 단축시켜 '다품종 빠른 대량 공급'으로 시장 변화에 빠르게 대처하고 재고 위험도 줄일 수 있습니다. 특히, SPA시스템을 적용한 브랜드들이 생산 주기를 단축시켜 빠르게 유행을 선도해 나아감에 따라 SPA브랜드를 '패스트 패션(Fast Fashion) 브랜드'라 부르기도 합니다. 갭의 이러한 시스템은 스페인의 의류업체인 자라(ZARA), 일본의 의류업체인 유니클로(UNICLO) 등의 벤치마킹(Benchmarking) 대상이 되었습니다. 설립자 도날드 피셔는 갭이 단순한 의류 판매점을 넘어 사회에 기여하는 기업이 되길 원하였습니다. 그런 신념으로 1977년 갭 재단(Gap Foundation)을 설립하여 시민단체 등을 후원하여 그늘진 곳에 있는 아동 및 여성들의 작업 교육, 일자리 제공사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재정적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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